절대 아무도 모르는 백수이야기.


나의 이야기로 큰 예를 들어보자.


어린 날 어머니께서 “너 커서 뭐될래?” 라고 물으셨을 때,

“백수요.” 라고 말한 기억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나는 아리송하게도 백수이다.

분명 어릴적에는 남들 다 한번씩은 해봤다는 반장같은 것은 해본 적 없지만,
제법 영특하다는 입에 발린 소리라도 듣고 자랐는데, 왜 지금 나는 백수이지?


백수를 꿈꾼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고등학교에 제법 탐나는 성적으로 입학했을 때만해도, 서울대를 부르짖으며, 연고대는 껌쯤으로 생각했는데 지금의 모습은 기업들이 최악으로 생각한다는 지방대이다.

그것도 전공이 내 마음에 안든다며 방황한 결과 학점은 매우 초라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4학년 졸업만하면  바로 취업할 수 있을거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무조건 대기업을 콜!! 했지만, 중견, 아니 중소기업에서조차 나라는 존재는 동네 개만도 못한 존재이다.


아니! 도대체 왜 내가 이렇게 되었을까?

백수는 왜 탄생되는가?


뒤돌아 생각해보면 바로 저런것들이 나를 백수로 만들어버린 절대적인 원인들이다.

대기업은 내가 젊음을 부르짖으며 띵가띵가 딴 짓할 때, 도서관에서 이를 악물고 공부한 친구들만 가는 곳이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사실, 내가 대기업에 들어간다면 그것은 정말 불공평한 일이지 않나?

나 놀때, 공부하던 애들은 억울해서 어찌 살으라고?

결국 인생은 노력한 자에게만 달디 달은 열매를 줄 거라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다.

그냥 막연히~~~ 잘 되겠지. 라는 생각만 했을 뿐이다.

목표 없는 삶과 계획적이지 않은 나의 삶이 나를 백수의 길로 친절히 안내했다.

이것이 백수탄생의 첫 번째 원인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때야 벌렁거리는 심장을 간신히 안정시키며, 남들 다 따는 자격증에 몇 개 도전했다.
남들이 없는 자격증을 따고 싶었지만 몇몇 특이한 자격증은 검증도 되지 않았고, 돈도 많이 들어 포기했다.

결국 서류통과를 위해서는 토익이 필요했고, 그 전까지 취미 생활로 하던 영어 공부에 열을 올렸다.

대부분이 사람들 모두 그렇겠지만 아무리 마음을 굳게 먹었다 해도, 아침부터 밤까지 공부만 하기에는 세상에는 신나는 것들이 너무 많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념 있는 백수라면 공부를 해야 한다.

하지만 난!!!  박태환이 수영에서 금메달을 따고, 김연아가 1위로 시즌을 마쳤을 때,

책상에 앉아서 조금 공부하다가 늘 생각했다.

“왜 하늘은 내게는 저런 재능 하나 주시지 않으신거야!!

 하다 못해 주먹만한 잘난 얼굴이라도 주셨으면, 길거리 배회하다가 캐스팅이라도 돼서 연예인이라도 해먹었을 텐데!!“


이래서 내가 백수다.



암울한 시대에서의 20대를 맞이한 이유 때문이다.

두 번째 원인이다.



마음 굳게 먹고 코피 쏟으며 공부한 결과 스펙 좀 쌓았다 싶어 취업 좀 할까 했더니,

어찌 아셨는지 미국께서 이리 밤낮가리지 않고 이렇게까지 빵빵 터트려주시다니.....

젠장.


정말이지 백수는 하늘이 주신 기막힌 타이밍의 직업이다.


물론 우리의 엄친아들은 이까짓 경제 불황은 아주 코웃음을 치시겠지만, 엄마의 웬수같은 자식인 나는 흔들리는 경제지표에 내 다리가 후둘거린다.


올해는 다 갔다 해도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물경제 악화의 시작이라니 벌린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설상가상이라고 이에 오늘 강만수 장관님께서 한마디 덧붙여주셨다.

“금융 위기가 상당히 오래 갈 것으로 예측..... 혹독한 긴 겨울이 될 것이다.”

Thank you very much.


그래도 여기서 기죽어 살 수는 없다.

백수들의 잠재적 가치

->우리 모두 당당하자. 만약 우리가 없다면?

1. 집으로 오는 택배는 누가  받을 것인가?

2. 도서관의 저 많은 자리들은 누가 채울 것인가? 반은 텅텅 빌거다.

3. 정치인들은 공약 만들기에 머리 빠질거다. 누구나 손쉽게 하는 공약 ‘청년실업’

4. 기자들은 쓸거리 하나 떨어진거다.

5. 집안 청소는 누가 할 것인가?

6. 그 많은 술집의 술은 누가 다 마실 것인가?

7. 담배는 누가 다 피나? 담배인삼공사의 부도를 우리가 지키고 있다!!!

8. 이웃집 화목에 기여할 수 있다. 취업한 자기 자식 귀한 줄 알겠지.



오늘도 나의 지인은 “우선 아무데나 취직 좀 해”라고 말한다.

난 진정 묻고 싶다. 속으로.


“그 아무데나가 도대체 어디니?”


“비록 내가 지금은 백수라도 사람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어.

 처음엔 아무데나 들어가서 이직한다 해도, 적어도 비전은 있어야 할꺼 아냐!“


이처럼 누군가 취업 스트레스를 준다면 2가지로 대처하라.
버럭!화를 낸다거나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 인간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다.
내겐 아직 여유가 있음을 표시하자.


하나는  선수치기 방법이고, 나머지 하나는 쿨한척 하기이다.

나는 후자이다.


하나-선수치기.

“난 날 구제불능, 민폐, 걸림돌 여러 가지로 표현하고 싶지만 그 중에서도 이렇게 말하고 싶어. 똥! 덩! 어! 리!

말하면서 자신의 머리를 때린다.


나머지 하나-쿨한척

“난 괜찮아. 나의 30만 동지들이 나와 함께 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걸?”

말하면서 옆에 아무도 없는 누군가와 어깨동무를 하는 척하며 쿨하게 웃는다.



자주 후자를 써먹는 나에게 들려오는 소리는

“미”

“친”

“놈”


“미친놈”이 메아리친다.



백수들이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을 꾸어도 좋을 때다.

사람 일은 예측 할 수 없다고 했으니, 누가 또 알랴?


조앤.K.롤링은 이혼녀 백수에서 해리포터 하나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실베스터 스텔론은 가난한 무명배우에서 록키로 세계적 스타로 급부상했다.

스티븐 킹은 15년동안 무명생활을 하면서도 꿈을 꾸어 결국 이루어냈다.


당신의 미래는 그 누구도 점칠 수 없다.

지금은 불편한 진실속에서 살고 있어도, 어차피 취업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겁먹을 필요도 없고, 주눅 들 필요도 없다.
한숨이 내쉬어진다면 잠시 생각을 멈추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워보자. 


Wrriten by Park 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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