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이 말이 비단 여자한테만 적용되고 있는 것 같아 슬프다.


내가 좀 더 쿨한 여자였다면 “혼전순결? 고리타분한 소리 하지마!” 라고 먼가 있어보이게 말을 했겠지만, 나는 아쉽게도 조선시대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이다.

한마디로 나는 요즘 젊은 세대들의 쿨한 사랑과, 이별 방식을 내심 부러워하면서도 공감하기에는 무리인 보수적인 사람이다.


그래요, 나 조선시대 사람이요,

일제 강점기 사람들도 나보다는 더 개방적이었을지도 모르겠소.


이런 꽉 막힌 사고방식을 가진 내가, 이 시대의 성생활대해 한마디 하겠다.

사실 별 말은 아니고, 몇 가지 아이러니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조금이라도 보수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 여자라면 다 들 갖고 있는 생각.

난 그것에 대해 얘기해 보고 싶다.


첫째, 혼전순결의 뜻이 먼데?

혼전순결. 말 그대로 혼인 전 순결하자 인데..

상황을 볼 때 저 말의 뜻은 정신적인 순결이 아니라 몸의 순결을 말하는 것임이 틀림없다.

여기서 먼가 이상하지 않나?

그럼 결혼 전 경험 있는 여성들은 다 순결하지 않은 건가?

도대체 순결하다라는 의미가 먼데?

그럼 몸만 순결하다면 정신적으로 순결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가?

몸의 순결과 정신적인 순결 사이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나?

또한 저런 사고 방식이 없는 외국인들은 모두 불결한가?

그들은 이런 문화가 없기에 면죄부를 씌어줄 수 있다. 라고 말해도 되나?

좋아, 그래. 만약 외국인들이 이 문제에서 자유롭다면...

왜 똑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임에도 누구는 자유롭고, 누구는 속박되어야 하는건가?

응?

응?

응?

먼가 굉장히 이상하지 않우?


둘째, 왜 유독 여자들만?

내 주위를 보았을 때 남자들이 자신들의 혼전 순결을 외치는 경우는 정말 보지를 못했다.

만약 그런 소리를 해댄다면 남자들 사이에서 욕 먹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요, 100번 양보해서 정말 아주 간혹 있겠지요.

한 5000명당 1명 꼴?

사실 저 1명은 난 몸이 순결한 여성이 좋아요!

라고 말한다면 고개를 끄덕끄덕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 고개는 100번 끄덕일 것이다. 암요.

그것이 좋은 사고방식이든, 좋지 못한 사고방식이든 자신의 주관대로 행동하고, 자신이 먼저 지켰으며, 이에 자신의 배우자도 그러함을 바라는 것이니...

누가 돌을 던지랴?


문제는 나머지 4999명이다.

혼전순결은 남녀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일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왜 여자에게만 강요하는가? (아닌 사람도 있겠지요.)

자신의 여자친구와는 관계를 갖고 미래의 부인에게는 순고한 잣대를 강요하는 것은 얼마나 형편없는 마인드인지 대강 알고는 있을 것이다.

남자들이 경험한 성관계는 자연스러운 사랑의 흐름이고, 여자들이 경험한 성관계는 불결한 매춘인가?

그렇다면 자신은 자신의 여자 친구를 매춘부로 만든 것 이라는 해석밖에 안 나온다.

그러니 여자들에게 몸의 순결을 강조하는 남자들은 자신의 몸에게도 순결을 강조해야한다.


셋째, 시대의 변화이다.

21세기가 시작된 지 10여년 가까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한국인 최초 우주인까지 생겨난 판에, 우리의 사고방식은 몇 백년 전 사고방식 그대로를 이어가고 있다.

사람들의 결혼 적령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고, 독신의 수도 점점 증가추세다.

30넘어 결혼하는 사람이 태반인 지금 시점에, 성적 욕구의 절정기인 20대를 우리는 허벅지를 찌르며 지내야 하나?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행동했을 뿐이고~~

그럼에도 왜 여자들은 혼전순결이라는 말 앞에 작아지는가?


내 주변은 아주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들은 자신의 부인이나, 남편에게 혼전순결을 강요치 않는다고 했다.

사실 그것 까지 바라지 않는다는 게 더 솔직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전국 통합적으로 볼 때는 혼전순결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몇몇 남자들에게만 국한된 통계인가?

아니면 남자들 겉과 속이 다른 건가?

모니? 도대체? 이것들은?


여자라면 자라면서 부모님께 모두들 한번 씩은 들어봤음 직한 소리.

“몸 조심 하고 다녀라.”

하지만 이제는 “마음 조심 하고 다녀라.”

라는 말이 더 필요한 시대일지도 모른다.

나쁜 남자의 열풍이 토네이도로 불고 있는 지금,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더욱 늘고 있으니...


사실 나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20대 여성으로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저 문제에 옳고 그름의 잣대를 대는 것이 굉장히 멍청한 짓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자신의 신념대로 행하면 되는 일이 아닐까?


얼마 전 모 드라마에서 송혜교가, 사람들에게 자신의 love story 를 말하면서,

어디 까지 갔냐는 그들의 물음에,

“내가 여기서 잠도 안 잔 애인 얘기를 왜 하겠어요?” 라는 대사를 쳤다.

오~~ 

난 그 so cool 함에 순간 두 손 모아 경배 했다.

극 중 그녀는 적어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솔직한 사람이니까.

떳떳하다 이거겠지.

진심으로 멋지다.



난 혼전순결을 지킬겁니다 라는 신념을 가진 사람은 그냥 지키면 된다.

남자친구나 여자친구가 반대??하더라도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가길 바란다.


난 사랑하는 사람과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는 사람은,

그게 또 당연한 것일거다. 사실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하지만 엔조이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게도 해 줄 말이 없다.

위에도 말했듯이 나는 보수적인 사람이니까.

다만 미래의 나의 배우자를 위해 조금 아껴두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철이 든 어느 날, 지난 날 자신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미안해질지도 모를 테니까.


혼전순결.

돌고 돌 수밖에 없는 굴레.


당신은 

이 말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

...

...

...

하나요?



Wrriten by Park 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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