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5일.
232년의 역사를 새로 쓴 미국이 부럽다.

며칠 전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뽑힌 버락 오바마 당선자가 최악의 경제 위기에 빠진 미국을 구제하기 위해 부시 행정부의 200여가지의 안건에 대해 제동을 걸며 빅뱅식 개혁을 예고했다.
당연한 일이다.
현재 미국은 대공황 이후 가장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이하였고, 이것이 부시행정부의 우파적인 행정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란 걸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
이에 미국인들은 이 위기를 해결해줄 사람을 지난 5일 민주당의 신예 흑인정치가로 선택했다.

내가 관심도 없었던 미국 대선에 이처럼 귀를 기울이게 된 연유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반영된 까닭이다.

첫째, 미국발 금융위기가 현재 전세계로 퍼져있고, 우리나라 또한 그 여파를 피할 길이 없기에 현재 미국의 대처 
        방안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
       (단,mb정부는 문제없다, 힘든 상황이다 등 말 바꾸기만을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
둘째, 출범 1년도 채 되지 않은 현 mb정부와의 정책 비교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
셋째, 최초 흑인 (비록 혼혈이지만) 대통령의 탄생 뒤에는 투표를 한 미국민들이 있다는 것. 

다 아는 이런 사실들을 내가 나열하는 이유는 이라크전 이후로 세계의 거만한 왕따로 일컬어진 미국을 2가지 점에서 부러워하기 때문이다.

첫째, 버락 오바마 , 그이다.
나는 그가 힐러리와 경쟁한 민주당 경합부터 대통령으로 뽑힌 순간까지 쭉 숨죽이면서 본 1인이다.
45년 전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대연설 영상을 보며 눈물을 훔친 나는 아직도 그 연설을 잊을 수 없다.
짧으면서도 강하며, 울분에 차 있으면서도 이루어 질 거라는 확신을 가진 연설.

나는 꿈이 있습니다. 나의 4자녀들이 피부색이 아닌 인격으로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게 될거라는 꿈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 나는 첫 흑인대통령의 탄생에 감격하고 있지만 단지 그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러는 것은 아니다.

오바마는 그의 피부색만큼 확고한 도덕적 신념과 진보적 마인드를 가진 인물이다.
그는 흑인이기이전에 엘리트적인 삶을 살아온 미국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지고온 스펙은 마냥 공부 잘하는 미국 엘리트가 아니다.
컬럼비아대학 정치학과를 졸업 후 그는 흑인 거주 지역에서 도시 빈민 운동을 벌였고,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법과 정치를 알아야 한다는 판단 하에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한다.
후에 시카고에서 정치에 입문하였고, 녹색성장을 외치며 21세기의 코즈모폴리턴으로 성장했다.

그가 지금껏 가지고 온 스펙은 그냥 엘리트들이 가지고 있는 스펙이 아니다.
한 꺼풀 벗겨보면 스펙을 취득해야만 했던 일들이 도시 빈민가를 위하여, 흑인들을 위하여, 빈부격차로 울부 짓는 미국을 위해서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에 그가 내세운 공약을 면밀히 살펴보면 모두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다.
가장 큰 변환 포인트는 종부세이다.
중산층을 살리기 위하여 부자들에게는 증세를, 서민들에게는 감세를 약속했다.
그의 공약의 대다수는 너무 이상적이라는 모순을 갖고 있지만, 나는 그것의 성공이나 실패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성공을 한다면 두말할 나위 없겠지만 설사 실패 한다 해도 그의 정책 모두가 서민들을 위한 정책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국민으로 하여금 희망을 꿈꾸게 하는 사람이다.
정책이 실패하더라도 우리를 위해서 또 다시 다른 일을 해줄 거라는 믿음을 갖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지 않았나.
“Yes, We can!" 이라고.

내가 현 mb 정부에 희망을 걸지 않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들이 하는 개혁안 중에는 서민들을 위한 것들이 하나도 없다.
대통령으로 뽑힌 사람의 마음 한 구석에는 자신의 이익이 아닌 국민을 위한 마음이 항상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mb정부에게는 통할 리가 없다.

현 정부가 한 것이 머가 있을까?
대운하 한다고 몇 개월을 떠들었고, 그것도 꼴에 협약이라고 한미FTA를 체결했다.
또 광우병 파동을 불러일으켰고, 역사 교과서를 수정하려하고, 언론을 자신들의 앞잡이로 만들었고, 직불금및 각종 불법적인 뇌물, 문화부장관의 기자들을 향한 욕 발언.
현재 진행하려하는 종합부동산세, 감세법, 통신비밀보호법. 수도권 규제완화.

이것들을 누구를 위한 법안인가?
우리들을 위한 법인가?

곧 오바마 정권이 들어서면 다시 손봐야 하는 협약을 강제로 통과시키려고 하는 것만 봐도 이들에게는 국익이나 국민은 중요치 않다. 그저 자신들의 정치적 위치, 권력, 돈 이것만이 중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얼마전 이명박 대통령이 나는 오바마와 비슷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개그콘서트로 보내달라는 소리인지, 부시에게 붙었던 것처럼 오바마에게 잘 보이고자 하는 속셈인지, 욕 한번 더 먹어 장수하려는 생각인지 알 수 없다.
진심으로.

둘째, 오바마를 대통령의 자리에 위치하게 한 미국 국민들이다.
흑인대통령을 뽑아 전 세계를 흥분의 도가니로 몬 사람은 우리가 그토록 오만하다 했던 미국민들이다.
그들은 변화의 바람을 탈 때를 알고 군말없이 승차했다.

미국 대선 투표율이 역대 최고로 나왔다한다.
지난 우리 대선에서 약30%이상이 나왔던 것에 비하면 할 말이 없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때에는 또 어땠는가?

우리는 이번 미국대선에서 이것을 가장 눈여겨 보아야한다.
월드컵때 서로나와 하나로 똘똘 뭉쳤고, IMF시대에 금모으기운동, 아나바다 운동, 얼마전 촛불 집회까지한 우리는!!! 왜 정작 경제, 문화, 사회 모든 면을 판가름 짓는 투표는 하지 않았나?
우리는 대한민국은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 국가다라고 입으로만 떠들었지, 정작 중요한 의무는 다하지 않았다.
나는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 어떤 얘기도 말 할 자격이 없다 생각한다.
만약 “먹고 살기 바빠서”, “뽑을 사람이 없었다” 라는 말을 하려한다면 입 벙끗 하지 말아라.
투표하는데 단 몇분이면 충분하고, 뽑을 사람이 없다 해도 후보자들 저마다 공약과 나아가는 이념이 틀리다.
단 하나의 정책의 차이라도 그 한 개가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안다면, 단 하나의 정책이라도 자신의 생각과 같은 사람을 뽑았어야 한다.

나는 오늘도 한숨을 내쉰다.

우리나라에 오바마같은 정치인이 없다는 현실이 슬프고,
설사 있다 해도 대한민국에서는 돈과 권력 없이는 대통령 후보는 커녕 정치판 속에서 살아남기도 힘든 현실이 슬프고,
어렵게 나갔다 해도 투표하지 않는 국민들로 인하여 변화의 바람을 몰고올 수 없다는 현실이 슬프기 때문이다.


Wrriten by Park 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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